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, 부채와 자기자본을 어떤 비율로 섞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? 부채를 많이 쓸수록 기업 가치가 높아질까요, 아니면 위험해지기만 할까요?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수많은 재무학자들이 고민해왔습니다. Module 27.2 '자본 구조 이론(Capital Structure Theories)'에서는 이 위대한 지적 여정을 따라가며 최적 자본 구조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을 살펴봅니다.
1. MM 이론 I: 완벽한 세상에서는 자본 구조가 무의미하다
1958년,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 모딜리아니와 밀러(Modigliani & Miller)는 '자본 구조는 기업 가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'는 혁명적인 주장을 펼칩니다. 이를 MM의 자본 구조 무관련 이론(MM Proposition I - No Taxes)이라고 합니다.
- 핵심 아이디어 (파이 이론): 기업의 가치를 하나의 '파이'라고 생각해보세요. 이 파이의 크기는 기업의 영업활동(현금 창출 능력)에 의해 결정됩니다. 자본 구조는 단지 이 파이를 채권자와 주주가 어떻게 나누어 갖느냐의 문제일 뿐, 파이 전체의 크기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.
- 전제 조건: 이 이론은 세금, 파산 비용, 거래 비용이 전혀 없는 '완벽한 자본 시장'을 가정합니다.
2. MM 이론 II: 부채가 늘면 자기자본 비용도 늘어난다
MM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. 부채는 자기자본보다 비용이 저렴한데, 왜 부채를 더 쓴다고 해서 기업 가치가 오르지 않을까요? MM Proposition II (No Taxes)가 그 답을 줍니다.
- 핵심 아이디어: 기업이 부채 사용을 늘릴수록, 남은 이익을 가져가는 주주들의 위험(재무 리스크)은 커집니다. 돈을 못 갚으면 주주들은 한 푼도 못 가져가기 때문이죠. 따라서 주주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되고, 자기자본 비용(Cost of Equity)이 상승하게 됩니다.
- 결론: 저렴한 부채를 쓰는 이점이, 그로 인해 상승하는 자기자본 비용에 의해 완벽하게 상쇄됩니다. 결과적으로 가중평균자본비용(WACC)은 일정하게 유지되고, 기업 가치도 변하지 않습니다.
3. 현실 세계로: 세금과 파산 비용의 등장
완벽한 세상은 없습니다. 이제 MM 이론에 현실의 두 가지 중요한 요소, '세금'과 '파산 비용'을 추가해봅시다.
- MM 이론 (With Taxes): 현실에서는 부채의 이자 비용에 대한 절세 효과(Tax Shield)가 존재합니다. 이 절세 효과만큼 기업의 현금흐름이 늘어나므로, 부채를 사용하는 기업의 가치는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높아집니다. 이 이론만 따르면, 기업은 100% 부채를 쓰는 것이 최적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.
- 정태적 상충 이론 (Static Tradeoff Theory): 하지만 부채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재무적 곤경 비용(Costs of Financial Distress), 즉 파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비용(소송 비용, 고객 이탈 등)이 증가합니다. 정태적 상충 이론은 바로 이 두 가지 힘의 균형을 설명합니다.
> 최적 자본 구조 = 부채의 절세 효과(증가 요인) vs. 재무적 곤경 비용(감소 요인)
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(WACC을 최소화하는) 최적의 부채 비율은 바로 이 두 비용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 존재합니다.
4. 또 다른 관점: 자금 조달 순서 이론 (Pecking Order Theory)
이 이론은 정보의 비대칭성(Asymmetric Information)에 초점을 맞춥니다. 경영진은 회사의 내부 사정을 투자자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것이죠.
- 자금 조달의 우선순위:
1. 내부 자금 (Internal Funds): 정보 비대칭 문제가 없는 보유 이익(Retained Earnings)을 가장 먼저 사용한다.
2. 부채 (Debt): 내부 자금이 부족하면, 비교적 정보 비대칭 문제가 덜한 부채를 발행한다.
3. 자기자본 (Equity): 주식을 발행하는 것은 '우리 회사 주식이 현재 고평가되어 있다'는 부정적인 신호로 시장에 비칠 수 있으므로,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한다.
- 결론: 이 이론에 따르면, 기업의 자본 구조는 어떤 최적점을 찾은 결과라기보다는, 과거의 투자 결정에 따른 자금 조달 순서의 '누적된 결과물'에 가깝습니다.
핵심 용어 정리
| 영어 | 한글 |
| MM Propositions | MM 이론 |
| Capital Structure Irrelevance | 자본 구조 무관련 이론 |
| Tax Shield | 절세 효과 |
| Costs of Financial Distress | 재무적 곤경 비용 |
| Static Tradeoff Theory | 정태적 상충 이론 |
| Optimal Capital Structure | 최적 자본 구조 |
| Pecking Order Theory | 자금 조달 순서 이론 |
마치며
'최적 자본 구조'에 대한 단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. MM 이론은 자본 구조 논의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고, 정태적 상충 이론과 자금 조달 순서 이론은 현실 세계에서 기업들이 왜 다양한 자본 구조를 갖게 되는지를 설명합니다. 분석가로서 이러한 이론들을 이해하면, 기업의 재무제표에 나타난 부채 비율이 어떤 경영진의 판단과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결과인지 더 깊이 있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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